– 크리스티나 김 선수 2위에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미시간 앤아버 트레비스 포인트 컨츄리 클럽에서 열린 LPGA 볼빅 챔피언십이 태국 출신의 아리아 주타누간(20세) 프로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일 년 전 10번이나 예선탈락을 했던 선수라곤 믿기 어렵게 아리아 선수는 이번 주 우승을 첨가하면서 3주 연속 우승으로 5월의 여왕이 되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그녀의 뚝심은 대단했다. 마지막 6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으며 보기 없는 퍼펙트 플레이로 67타를 기록한 그녀는 크리스티나 김 선수에 5타 앞서는 15언더파로 낙승을 거두었다.
드라이버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아리아 프로는 첫 라운드에서 크리스티나 김 프로에게 1타 뒤졌지만 2라운드에서 2타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3라운드에서도 1타 앞서는데 그친 그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9번 홀까지는 크리스티나 김 선수와 1타 차의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크리스티나 김 선수가 11번과 12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한 것이 패인이었다. 아리아 선수는 13번 홀에서 6피트짜리 퍼팅을 버디로 연결하면서 3타차 선두를 잡아 나갔다. 그녀는 14번홀, 16번 홀, 17번 홀에서 계속 버디를 잡으며 3연속 우승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아리아 선수는 인터뷰에서 “작년에 몇 차례 우승할 기회가 있었으나 부담을 견디지 못했다”고 말하고 “요즘 몇 주는 부담을 떨쳐 버리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는 세계 랭킹 5위안에 드는 것이 목표하고 말하고 3주 연속 우승하는 것 보다는 첫 우승을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회상했다. 드라이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편안하다는 그녀는 월요일 연습 라운드를 돌고 ‘이 코스에서는 드라이버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리아 선수는 이번 주 3번 우드로 최고 270야드를 기록했다.
크리스티나 김 선수는 “아리아는 설명하기 힘든 선수”라고 말하고 “그녀가 가진 파워와 정교한 상상력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관심은 2013년 박인비 프로와 2008년 로리나 오초라 프로가 세운 3연속 우승의 기록을 아리아 선수가 깰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리아 선수는 한 주 휴식을 가진 후 6월 9일부터 열리는 메이져 대회인 KPMG Women’s PGA Championship에 출전한다.
아리아 선수와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제시카 코다 선수는 캐나다 출신 부룩 헨더슨 선수와 함께 공동 3위에 머물렀으며 앤아버 출신의 제니퍼 송은 -4로 15위를, 클린턴 타운십 출신의 다니엘라 레코벨리 선수는 65위를 기록했다.
볼빅이 초청한 앤아버 출신 새라 호프만 선수와 한국 국가 대표 상비군 조아연 선수(15세)는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다. 새라 호프만 선수는 “볼빅이 출전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말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무서운 신예 조아연 선수도 “실수를 하나만 안했더라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고 “하지만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조 아연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김효주 선수를 따라 다니며 응원했다. 조 선수는 김효주 선수의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 선수로는 김효주 선수가 -7로 공동 6위를, 전인지 선수가 -5로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의 리디아 고 선수는 -4로 공동 16위에 머물렀으며 박세리 선수는 -2로 공동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가 끝난 후 문경안 볼빅 회장은 우승 트로피를, 신동환 볼빅 USA 대표와 애슐리 크레인 대회 위원장은 $195,000의 상금 수표를 아리아 선수에게 전달했다. 아리아 선수는 볼빅(사)가 특별히 준비한 한복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기뻐했다. 18번 그린에서 개최된 시상식에서 볼빅(사) 임직원들은 대회의 성공을 자축했다.
주타누간 선수는 3년 전 볼빅과 계약이 무산되었던 선수였다. 한국에서 볼빅공으로 샷 테스트까지 했던 그는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었다. 아마추어 시절 리디아 고, 김효주 선수보다 유망주였던 그는 지난 3년간의 침묵을 깨고 무서운 돌풍으로 나타난 것이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아리아 선수와 가족을 저녁 회식에 초대해 우승을 축하해 주었다. 한국 갈비를 좋아하는 아리아 선수는 문경안 회장이 직접 구어 주는 갈비를 먹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이 자리에는 김효주, 첼라 최, 이일희 등 한국 선수들도 참가해 아리아 선수의 우승을 축하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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