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트로이트 연합장로교회 장방은 집사
[싸우스필드=마이코리안] 김택용 기자 = “벌써 30년이 지났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한 주 한주 빠지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매 주일 예배시간에 파이프 올갠을 연주하며 봉사해온 장방은 집사는 지난 세월이 유수와 같다.
1980년 경 부터 피아노로 찬송가를 연주하며 본 교회를 섬기던 그는 우연히 파이프 올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클랜드 대학과 미시간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학과장으로 부터 특별한 사사를 받으면서 올갠의 웅장함과 부드러움에 푹 빠져 지냈다.
당시에는 본 교회에 파이프 올갠이 없었기 때문에 교회에서 봉사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경 헤롤드 버넌 목사가 본 교회에 파이프 올갠을 기증하게 되었고 교회는 급히 연주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장 집사는 ‘하나님이 미리 준비하게 해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하나님이 주신 봉사직이라는 마음에 한 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불가피하게 여행을 가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미시간에 있을 경우에는 거의 한 주도 빼놓치 않고 30년간 그는 같은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그 자리는 항상 그녀에게 부담이 되는 자리였다. 늘 긴장감을 억누르지 못했다. 항상 떨리는 마음으로 건반에 손을 얹었다. 준비도 많이 해야 했던 것은 물론이고 항상 시간에 맞춰 교회에 와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한 번도 예배에 푹 젖어 들지 못했었던 어려움을 회상했다. 남들이 설교 말씀을 들을 때도 사도신경을 외울 때도 그는 타이밍에 맞춰 연주를 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편안한 마음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QT 를 따로 갖거나 성경 읽기, 명상하기 등으로 영성을 충전하는 노력을 했다고 고백한다.
지난 1월 2일 마지막 연주를 마치고 교회측으로 부터 공로패를 선물로 받았다. 봉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는 생각에 그는 공로패는 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이 지난 9일에는 파이프 올갠에서 처음으로 떨어져 앉아 홀로 예배를 보았다. 30년지기 친구인 올갠과 멀어져 있다는 섭섭함이 갑자기 몰려왔다. 분신과도 같은 파이프 올갠이 뿜어내는 소리가 머지않아 그립게 사무칠 것 같다.
건반을 놓은 그는 하지만 처음으로 색다른 은혜에 빠질 수 있었다. 예배에 흠뻑 빠지며 즐길 수 있었다. 예전에 사도신경을 외우다 연주 타이밍을 놓쳐 미안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제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장 집사는 하지만 내일 아침이며 이곳을 떠나 에티오피아로 간다.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명성병원에서 남편 장현식 장로, 오랜 친구 이종무, 이동숙 장로 부부와 함께 의료 봉사를 하게 된다. 1월 10일부터 4월 8일까지 중단기 선교 여행을 떠나는 장방은 집사는 또 다른 설레임으로 오늘 밤잠을 설친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설레임은 이 교회에서 처음 올갠 건반에 손을 얹을 때 느꼈던 바로 그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는 두렵지 않다. 지난 30년을 이 교회에서 함께 해 주진 하나님이 아디스 아바바에서도 함께 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아니 그곳에 미리 가 계셔서 내가 있을 곳을 예비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내가 그 분의 길을 예비해야 하는데 그 분이 나와 같은 미천한 사람의 길을 예비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고 글썽이는 장 집사는 3개월 후 본 교회로 다시 돌아 올 때는 더 설레일 것 같다고 말한다. 고향에 있는 어머니 품으로 다시 돌아오는 기분이 들 것같기 때문이다.
그는 “이 교회에는 각자 다른 탈렌트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 모두가 부족하지만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처음에는 믿음이 부족해 봉사하는 것이 힘도 들었었지만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믿음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그는 지난 30년 동안 한 자리를 굳굳하게 지켜온 자신이 대견스럽다. 또 그 시간들을 함께 해주시고 어려울 때 마다 위로해 주신 하나님이 고마울 따름이다.
미시간에 있는 40여개의 한인 교회 중 유일하게 파이프 올갠을 가지고 있는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장로교회는 그동안 파이프 올갠을 통해 더욱 은혜스런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항상 마음을 졸이며 최선을 다한 장방은 집사를 잊지 못할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그녀와 교회 생활을 함께 해 온 친구들은 그녀를 부등켜 안으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선교지에서 건강하도록 기도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마치 이 모습은 평생을 하나님을 위해 수고하며좁은 길을 끝까지 달려간 성도들을 ‘수고했다’며 안아주시는 하나님을 미리보는 듯 했다. 언제나 우리를 반겨주실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사는 것은 매우 행복한 것이다. 책임을 다하고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이 여간 부러운게 아니다.
에티오피아(Addis Ababa)의 명성병원으로 중단기 의료봉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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