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아버 대학촌 교회 6주년 기념 특별 집회에서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창립 6주년을 맞이한 앤아버대학촌교회가 차인홍 교수를 초청해 간증 연주회를 가졌다.
박상춘 담임목사의 인사말과 축하차 참석한 디트로이트 연합감리교회 이상훈 집사의 독창에 이어 등장한 차인홍 교수는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어려울때마다 용기와 꿈을 주셨던 하나님을 찬양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무지했던 부모님 그리고 2살때 앓은 소아마비로 불구가 된 몸은 그에게 모두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였다. 하지만 재활원에 던져진 그는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바이올린이다.
처음 들었던 바이올린 소리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바이올린에 놀란 차인홍은 이제 바이올린과 함께 놀라게할 인생을 펼쳐나간다. 그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첫 발걸음은 서울에게 재활원에까지 찾아와 바이올린을 가르쳐준 강민자 선생이었다. 이무런 댓가없이 지극정성으로 바이올린을 가르쳐주신 그분이 없었다면 차인홍의 지금은 없다.
그의 인생에는 그를 사랑했던 또 하나의 여인이 있다. 불구자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집안에서조차 외면을 받았던 아내 조성은씨는 핸드백 하나를 들고 서울로 간다며 집을 나와 그 길로 차인홍을 따라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의 어느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그녀는 가발 공장, 재봉일, 피아노 레슨 등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24세까지 정규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그에게 미국 유학이란 가당치 않은 일이었다.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우연히 유학의 기회를 얻어 오하이오 신시내치 음악대학과 뉴욕시립대 브룩클린 음악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지휘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가난한 유학생에게 미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직장을 얻으려고 오디션을 여러차레 봤지만 낙방이 이어지자 바이올린을 그만 둘 결심을 하고 캘리포니아에서 치과 기공을 배우기도 했다. 목공소와 인쇄소에서도 일했다. 맥도널드 빅맥이 너무나 먹고 싶었지만 쉽게 살 수 없는 형편이었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20달러를 주어든 그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맥도널드로 달려가 마침내 빅맥을 하나 시켜 먹었다. 너무나 행복했다. 그의 어려운 미국 생활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 교수직 채용광고를 우연히 컴퓨터에서 발견한 그는 서류를 접수하고 7개월간의 절차를 거쳐 83명이 지원한 가운데 최종 1명에 뽑혀 교수가 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사람에게는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는 진리를 그는 또다기 증명해 보였다.
그는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아온 것 같다”고 말한다. 되돌아보면 사랑을 받고 산 삶이 반이다. 앞으로 그는 사람하고 사는 삶으로 나머지 반을 채우고 싶다.
그는 자신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올 수 있었던 최선의 길이라고 말한다. 남들과 비교해서 우월해지는 것이 성공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서 얻은것이 성공이다. 세상적으로 볼 때 큰 성공이 아닐지라도 초라하게 끝낼 수 있었던 인생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만들어 주셨다고 자신있게 고백하는 차인홍 교수는 ”하물며 저같은 사람도 성공시켜주셨는데 여러분은 가만히 봐두실리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저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증명해주는 샘플에 불과하단다.
그가 음악가가된 것은 진정 기적이다. 그는 자신이 잘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단다. 윌체어를 타고 평생 산다는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남들은 괜찮다고 쉽게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시도 당했다. 7년전 서울에서 재수없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난 적도있다. 세상이 주는 멸시와 냉대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신 것은 하나님이다.
좌절하여 망가질수도 있었다. 자살이라는 못된 생각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식은 땀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하지만 방황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세상은 공평하지않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지고 가야할 짐이 있다. 또 사람마다 꿈을 다 이룰수도 없다. 하지만 공평한 것이 있다면 모든 사람의 인생은 불행과 행복이 반반씩 섞여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과 비교하며 살아갈 필요가 없다.
“하나님의 사랑이 나에게 있었다. 하나님을 모르는 내 친구들도 하나님이 도왔다고 인정한다”고 말하는 차 교수는 “나의 스토리가 장래를 위해 몸부림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랜싱, 윈저 등지에서 앤아버 대학촌 교회를 성원하는 사람들이 달려와 창립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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