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Michigan Korean Weekly

세월호 3주기 추모제

앤아버 한인연합 감리교회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제에 준비된 노란종이배 데코레이션

Advertisements
– 미시간 세사모 주최, 15일 앤아버에서
– “비정하고 비겁해질뻔한 미시간 한인 사회를 여러분이 건져냈습니다”

[앤아버=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4월 16일, 기독교에서 기념하는 부활절과 세월호 3주기가 공교롭게 겹쳤다. 하지만 이것은 마음에 위안이 되는 겹침이었다. 3년 전 그곳에서 목숨을 잃은 304명의 희생자들이 반드시 부활해서 지금은 정말 좋은 곳에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때문이리라.

세월호라는 단어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난 3년은 아픔의 시간이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떠나보내 놓고도 그 영문을 모르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유가족 그들만의 것은 아니었다. 5천만의 대한민국 국민, 700만의 해외 동포들 그리고 미시간의 71명의 한인들…

스프링 아버 대학 정치학과 이인엽교수

스프링 아버 대학 정치학과 이인엽교수는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영혼의 안식을 기도했다. 이다솜씨가 눈물로 낭독한 도종환 시인의 ‘깊은 슬픔’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맹골도 앞 바닷물을 다 마셔서 새끼를 건질 수 있다면 엄마인 나는 저 거친 바다를 다 마시겠다. 눈물과 바다를 서로 바꾸어서 자식을 살릴 수 있다면 엄마인 나는 삼백 예순 날을 통곡하겠다…” “그 참혹한 순간에도 비겁했던, 진실을 외면했던, 무능했던, 계산이 많았던 자들을 생각하면 기도가 자꾸 끊어지곤 한다. 하느님 어떻게 용서해야 합니까 하고 묻다가 물음은 울음으로 바뀌곤 한다….”

앤아버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15일 오후 열린 미시간 세사모 주최 세월호 3주기 추모제에는 약 7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눈물과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쓰려내렸다. 희생자들의 이름이 불려질때마다 흐느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배가 가라앉는 순간 살고싶어 발버둥쳤을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도저히 떨쳐버릴 수 없어서였을 것이다.

아이들이 다니던 단원고 교실을 보존하고 싶은 유가족들의 노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망각과 기억: 교실]이 상영되었다. 미시간의 어른들과 어린이들로 결성된 연주단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곡을 연주해 주었다.

이다솜씨가 눈물로 낭독한 도종환 시인의 ‘깊은 슬픔’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이 행사에 참석한 모든 어머니들은 눈물에 젖어 있었다. 이들은 “아픔을 나누는 것은 살아있는 자녀들을 가지고 있는 모든 어머니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세월호 사건이 터질때는 아이가 없어서 자식을 잃은 엄마의 마음을 상상하지 못했는데 이제 아이를 갖고 보니 그 아픔을 어떻게 견딜지 더 상상이 안된다”며 울먹였다. 또 “덮어버리려 하지 말고 유가족들이 새 삶을 살 수 있을 때 까지 함께 아파해주고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의 이상훈 선임기자가 지난 12일 서울에서 만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씨는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서로 확인하는 것”을 전 사회적 트라우마(심리적 내상) 치유의 근본으로 꼽았다. “팽목항에 안 갔다고 미안해하지 마세요. 대신 노란리본을 달아 주세요. 죽으려고 생각했다가 지하철에서 노란리본을 보고 마음을 돌리는 게 유족의 마음입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그렇다. 우리는 그동안 함께 슬퍼해주는데 너무나 인색했다. 미시간의 세사모가 3년동안 세월호의 진실을 알려 달라고 길거리에서 외칠 때 한인 사회는 눈을 돌렸다. 이민사회에서 살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도 남의 억울한 일에는 냉정했다. 세월호를 너무 오래 우려먹는거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고 친북좌파라고 공격하는 대통령후보가 있을 지경이다.

하지만 차가운 시선만 있는건 아니다. 본보를 통해 세사모의 활동을 접한 미시간 한인중에는 ‘일때문에 함께 참석하지 못한다고 지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전해 달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시간 세사모를 운영하고 있는 김현수 씨는 “이 모임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지 몰랐다. 이번에도 3주기 행사를 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나누어 준비해 주었다”며 감사해 했다. 지금까지 두달에 한번씩 모여 활동을 벌여온 미시간 세사모는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고 있다. 김 씨는 “하지만 새 대통령이 뽑히면 유가족이 바라는 진실규명이 이루어 질지가 가장 관심거리”라며 “4.16연대를 통해 해외 후원자들이 교류하고 있으며 미시간 세사모는 개별적으로 유가족과 소통하며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미시간 세사모는 작년 170만원의 성금을 모금해 유가족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비정하고 비겁해질뻔한 미시간 한인 사회를 건져낸 것이 이들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그래서 노란 리본을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더 보고 싶어진다.

[주기도문], [내 영혼 바람되어]가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연주되었다.
미시간의 어른들과 어린이들로 결성된 연주단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곡을 연주해 주었다.

참석자들이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mkweekly@gmail.com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