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는 사도행전의 헬라어 원전을 읽다 보면 한 곳에서 영어나 한글 번역본에서는 감지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내용이 이 부활 신앙과 관계된 기사(記事)로 발견된다. 사도 바울이 아테네의 에피큐로스 학파와 스토아주의 철학자들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행 17:18). 이 철학자들은 바울이 “타지(他地)의 신들”(zenon daimonion)을 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철저한 유일신교인데 이들이 바울의 전도 내용에 “신들”이라는 복수를 붙인 것이 의아하다. 그 이유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헬라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이는 그가 예수와 아나스타시스(부활)를 전했기 때문이었다.” 부활이라는 단어인 “아나스타시스”는 여성 명사이기 때문에, 이 철학자들은 바울이 예수라는 남성 신과 그의 아내인 여신 “아나스타시스”를 전하는 것으로 오해를 했던 것 같다. 희랍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가 헤라라는 여신을 거느리고 있었던 것처럼 바울이 전하는 예수도 그 아내 된 여신 아나스타시스를 동반했던 것으로 지레짐작한데서 발생한 실수였다.
그리스도인들이 볼 때는 어처구니없고 불경스러운 오해이지만 이 해프닝이야말로 전도자 바울이 선포했던 복음의 중심이 철저하게 ‘예수의 부활’과 ‘신자들의 부활’이었음을 반증(反證)해 주는 역사적 사실(史實)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저 다시 사신 예수님을 만난 목격자들로서 그의 부활(復活)을 증언하는 사람들이었다. 이 예수 부활의 목격이 너무도 확실하여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갖고 전투적으로(?) 전파되었기 때문에 당시 반대자들이 그를 막을 별다른 길도 없었다. 예수의 처형 후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이 공포 분위기 속의 예루살렘에 다시 모이게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역사적 해석도 예수님의 부활뿐이다.
유승원 목사의 목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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