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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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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나라와 민족의 이름이 야곱이라는 한 사람에게서 유래한 것처럼, 이스라엘을 구성한 열 두 지파 연합체 역시 야곱의 열 두 아들에 그 근원을 둡니다. 야곱과 열두 아들, 며느리 손주들 해서 족장 한 사람의 친인척 70명이 전부였던 “하나님 백성”이 출애굽 당시 100만을 넘는 당당한 한 민족으로 번성한 것은, 야곱의 열한번째 아들 요셉과 그가 길을 열어준 이집트로의 이주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을 준비시킨 인큐베이터요, 요셉은 자신의 인생을 바쳐 언약백성 동족의 미래를 준비한 사람입니다.

요셉에 관한 기록이 담긴 창세기 37-50장을 종종 <요셉 이야기>라 해서 독립된 문건으로 다루는데, 이 부분의 탄탄한 문학적 구성과 감동적인 내용 때문에 그 역사성을 의심하는 성경학자들이 많이 있지만 (너무나 잘 “만들어진” 이야기니, 사실일 수 없다는, 억지 논리이지요), 이집트에 관한 역사지식이 축적되면서 거기 언급된 이집트에 관한 역사, 지리, 풍습에 관한 기록이 놀랍도록 정확하다는 것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족장들이 다 그렇듯이 요셉의 삶은 곧 이스라엘 민족 전체를 품게 되는데, 그런점에서 요셉의 삶이 갖는 의미를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했을 때, 요셉을 가리켜 흔히 쓰이는 “꿈꾸는 사람” dreamer 보다는 “초월자” transcender 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요셉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는 초월자였고, 이스라엘 민족이 자기정체성의 근원으로 삼는 출애굽 사건의 의미 역시 역사와 현실조건을 뛰어-넘는 초월성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요셉의 삶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팔레스타인 촌구석에서 양치던 소년 요셉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크게 쓰시리라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 늘 거룩한 꿈을 꾸던 그는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마침내 그 꿈을 실현하게 된다 … 이렇게 될까요? 요셉의 이야기는 꿈이야기 자수성가 이야기가 아닌, “꿈조차 꿀 수 없는” 일들은 담은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아버지 야곱이 진심으로 사랑했던 라헬의 첫 아들입니다. 그에 앞선 형 열 명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야곱의 마음 깊은 곳에는 요셉이 장남입니다. 결국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아들들을 축복해 12지파로 세우게 될때, 요셉 대신 요셉의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가 한 대를 거슬러 올라 삼촌들과 함께 열두 지파의 반열에 섭니다. 그러니 요셉은 형제간 상속배분에서 두 몫, 장자의 몫을 받은 것입니다. 차남이지만 목숨을 걸고 다리를 절며 장자의 축복을 받아낸 야곱이, 열 한번째 아들이지만 자신의 참 사랑 라헬의 아들 마음의 장자인 요셉을 세우는 집요함이 인상적입니다. 결국 요셉이 진정한 장자가 되었으니 정상적으로는 꿈조차 꿀수 없는 일입니다. 형 에서의 질투에 생명을 위협받았던 야곱과 마찬가지로, 요셉 역시 형들의 질투에 의해 여러번 사경에 처합니다. 형들의 손에 왕따, 유괴감금, 살인기도, 인신매매를 거쳐, 이집트 인들에게 노역, 성희롱, 무고, 투옥, 배신을 당합니다. 살아남은 것만도 기적이라 할 상황들을 거쳐 그는 믿기 어려운 영광의 자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초월자의 인생입니다.

아버지의 총애를 받고 깔깔거리던 열세살 소년이 사춘기와 이십대를 그처럼 험악한 체험으로 채운 뒤 삼십세에 벼락같은 신분상승을 경험한다면, 그 속에 또아리칠 쓴마음 복수심을 어찌하지 못했을 법도 한데, 요셉은 그 형들을 용서하고 품습니다. 자기 아버지와 형들, 형들의 자손들까지 다 자신이 거두겠다고 말합니다. 형들은 악심을 품고 나를 대했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나를 먼저 부르시고 이집트에 보내셔서 우.리.가 처할 기근에 예비하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죽음이 가깝자 유언에 명시하기를, 장차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를 떠나게 되거든 자기 뼈를 함께 데리고 나가 약속의 땅에 묻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고려말의 충신 정몽주가 백골이 진토 되어도 님 향한 일편단심을 거두지 않겠다 노래했다지만, 요셉의 노래는 자신이 백골로만 남아서라도 약속의 땅에 가고야 말겠다는 것이니, 그는 자기 한 몸이 썩어 동족의 미래를 위한 거름이 될 것을 알았던 사람이요, 잃어버린 내 청춘을 돌려달라 울부짖는 대신 이스라엘의 청춘기를 대망하고 축복한 비전의 사람, 하나님 나라의 한 시대를 열어가는 초월의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도 요셉같은 초월자가 되도록 부르셨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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