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가지 현안에 대해 언급 – 경제불평등 줄이고 중산층 살리자, 사이버 공격…
– 상·하원 모두를 야당 공화당에 내준 ‘레임덕 대통령’, 초당적인 협력 강조
[워싱턴 DC=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오후 9시에 워싱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1세기에 들어선지 15년이 지난 이 시점에 미국은 2개의 전쟁과 테러 그리고 혹독한 불황을 뒤로하고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고 석유 생산이 증가하는 등 미국경제가 1999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권이 힘을 합쳐 중산층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중산층 살리기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위 1%의 부유층에 걸맞은 세금을 물려 그 돈을 더 많은 가정이 자녀 보육이나 교육에 쓰도록 하자”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국정연설에 앞서 부유층(부부 합산 연소득 5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자본 소득에 대한 최고 세율을 28%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 소득세율을 15%에서 23.8%로 올린바 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100여개 대형 금융기관에 수수료를 부과해 향후 10년간 3천200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리고 이렇게 조성된 확보된 예산으로 저소득층 감세와 가족 부양을 위한 유급 휴가, 그리고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금 지원 등에 충당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교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력과 강한 외교력을 결합한 ‘현명한 리더십’ 개념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다른 전쟁에 발을 담그는 대신 테러 집단을 분쇄하는 데 아랍권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수니파 무장세력 ISIL을 상대로 한 무력사용권한(AUMF)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란 핵 협상,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의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정부가 북한 소행으로 지목한 ‘소니 영화사 해킹’에 따른 사이버 안보 문제도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외국이나 해커도 미국의 인터넷망을 봉쇄하거나 기업의 영업 비밀을 훔치거나 미국 가정, 특히 아동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정부는 테러리즘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위협과 싸우기 위해 정보를 통합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의회에 사이버 공격 위협을 피하고 신분(ID) 도용 등에 맞설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연설에서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기업들의 수출 증대를 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체결 중요성도 밝혔다. 이를 위해 행정부가 무역 협상 전권을 위임받아 의회의 승인 없이도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신속협상권(TPA)을 부여해달라고 의회에 주문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1일부터 이틀간 아이다호와 캔자스 주를 방문해 미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정책 구상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정치권의 공방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국민은 의회 통과도 하지 못할, 민심만 자극하는 화두를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미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이민개혁, 금융규제 등의 현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 있다.
분야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제 개혁=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국정연설에서 ‘부자증세’를 골자로 한 세제 개혁을 통한 ‘중산층 살리기’를 강조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기존 23.8%에서 28%로 인상하고 세금구멍(loophole) 막기를 통해 유산 상속자들이 자본소득세를 내지 않는 상황을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층과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로부터 걷은 세금을 교육, 아동복지 등 중산층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교역= 오바마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행정부가 무역협상 권한을 부여받아 의회의 승인 없이도 협상에 나서는 신속협상권(Trade Promotion Authority)을 위해 의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민법 개혁= 지난해 말 미국 내 1100만명의 불법이민자 중 절반 가량인 약 470만명의 추방을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일방적으로 발동한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이민개혁안 통과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행정명령이 싫다면 이민법 개혁안을 통과시켜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사이버 안보= 최근 소니픽처스 해킹사태를 고려해 미국의 사이버안보 강화를 위한 법안 마련을 의회에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 오바마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 확충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각 지역정부가 인프라 사업을 위해 민관 공동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급병가= 국민들이 연중 최대 7일간의 유급 병가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건강한 가족법(Healthy Families Act)’ 통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정책= 이날 거론할 핵심 대외정책으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이란 핵협상, 대테러 정책 등이 꼽힌다.
◇2년제 대학=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2년제 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 등록금 전액 지원을 위해 600억 달러의 예산지원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관타나모 수용소= 아울러 쿠바 관타나모베이에 위치한 포로수용소 폐쇄 필요성을 재차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개혁= 최근 잇따라 논란이 된 공권력 과잉 집행 문제 해소를 위해 사법 시스템 개혁을 거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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