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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대법원, 트럼프 관세 제동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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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버츠 대법원장, “헌법은 과세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지 않았다”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인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에 대해 위헌 및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 급제동을 거는 역사적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대법원은 6대 3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조치가 행정부의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 중 일부(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가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뜻을 같이하며 행정부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서에서 “헌법상 과세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IEEPA가 대통령에게 무제한적인 관세 부과 권한(Blank Check)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2025년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언 이후 부과된 전 세계 대상 10% 보편 관세와 대중국 34% 추가 관세 등의 법적 근거가 상실되었다. 펜-와튼 예산 모델 등에 따르면, 그동안 징수된 약 1,750억 달러(한화 약 240조 원) 이상의 관세를 수입 업체들에게 환급해야 할 수도 있어 미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번 판결에 즉각 반발하며, 1974년 무역법(Section 301 등)이나 1930년 관세법 등 다른 법적 근거를 동원해 관세를 재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 직후 불확실성 해소와 비용 감소 기대감에 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달러 가치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노믹스 2.0의 ‘심장’이 멈추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법적 해석의 문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청사진 전체를 마비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보편적 기본 관세’와 ‘상호주의 관세’를 통해 미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세수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법적 근거를 잃게 된 것이다.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만큼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통상 전략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보복 관세의 명분이 약화되게 되었다.

이미 부과된 관세의 소급 적용 여부와 환급 문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 시장에 거대한 혼란이 예상된다. 이제 공은 의회로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를 설득해 새로운 입법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이는 정치적으로 훨씬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을 우려하던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환영하고 있으나, ‘트럼프노믹스’의 재원 마련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 기업들 반사 이득 효과?

이 판결로 인해 한국 수출 기업들의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비용 부담의 급감과 가격 경쟁력 회복이다. 삼성, 현대차, SK 등 대미 수출 기업들은 2025년 2월 이후 납부한 관세(약 10~15% 수준)를 환급받을 법적 근거가 생겼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수조 원대 규모의 관세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수혜 업종으로는 자동차 및 부품으로 보편 관세 리스크가 사라지며 현지 판매 가격 인상 압박이 완화되었다. 단, 철강 등 기존 232조 관세는 유지될 수 있다.관세로 인해 위축되었던 반도체 및 가전제품의 미국 내 수요가 다시 살아나며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언제 어디서 관세가 터질지 모른다’는 공포 정치가 일단 사법부에 의해 차단되면서, 기업들의 장기적인 대미 투자 및 생산 계획 수립이 용이해졌다.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의 관세는 사실상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과되는 ‘소비세’와 같았기에, 이번 판결은 물가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세는 수입 물가를 직접 올리고 이는 곧 소비자 가격(CPI)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 판결로 인해 관세가 철회되면 가전, 의류, 가공식품 등 생필품 물가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연준(Fed)은 고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줄어든다. 이는 미국 내 소비를 촉진하고 한국 기업들에도 유리한 거대 시장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반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관세 수입(향후 10년간 약 3조 달러 예상)이 사라지고 막대한 환급금까지 지급해야 하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며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주의해야 할 ‘독소 조항’과 트럼프의 반격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플랜 B’를 준비 중이다. 대법원이 위헌이라 판단한 것은 ‘IEEPA(비상권한법)’ 사용이다. 행정부는 이제 ‘무역법 301조’나 ‘232조’처럼 속도는 느리지만 법적으로 더 탄탄한 수단을 동원해 특정 산업(중국산 제품 등)을 더 정밀하게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판결을 “사법부의 월권”이라 비난하며,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더 많이 위임하는 입법을 의회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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