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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현맹인전통예술단 미시간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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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아닌 마음으로 연주하며 장애와 비장애의 공존을 염원한다
세종,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앞이 안보이는 맹인 음악인들이 모여 관현악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관현맹인이 오는 9월 미시간에서 공연을 한다.

관현맹인의 시초는 멀리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고려사 119, 열전 32권, 정도전조에서 ‘맹인과 무당의 자식을 모아서 악공을 시키고 있다…’는 표현이 있고 당시의 궁중 음악기관인 대악서나 관현방, 아악서, 관습도감, 그리고 이후에 세워진 악학도감(1475년)에서 시각장애인 악사를 채용하여 궁중음악활동을 지원하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현맹인 제도는 조선시대에도 명맥이 이어졌다. 조선왕조실록은 세종 6년 “우리들이 각기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을 직업 삼아 스스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근래 국상(國喪)으로 인해 음악을 정지했으니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라고 하니, 임금이 각각 쌀 한 섬씩을 주라고 명하였다.” 고 기록하고 있다. 세종 13년차 세종대왕은 감동적인 말씀을 남긴다. “시각장애인악사는 앞을 볼 수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선시대에도 맹인들을 위한 복지를 생각하셨던 위대한 왕이었음을 증명하는 글귀다.

관현맹인은 관직을 받아 궁중악사의 신분으로 궁궐에서 연주를 했다. 그들은 주로 왕비나 대비를 위해 궁중에서 베푸는 잔치에서 공연을 했는데, 조선시대 유교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의 잔치에는 남성 연주자가 들어갈 수 없어 시각장애인 악사들을 참여시켰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세종대왕은 자신이 앓고 있었던 안질(눈병)을 극복하고 시각장애인들의 복지를 위해 관현맹인을 적극 지원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올 가을 미시간에서 공연한다. 앤아버 미시간 대학과 랜싱 미시간 주립대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가야금의 명인 김복산, 거문고의 대가 이반 등을 배출한 관현맹인 제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쇠퇴와 부활을 반복하다가 일제강점기에 그 명맥이 끊어졌었다.

2011년 국가문화재현 사업의 일환으로 조선시대 궁중악사 관현맹인제도를 재현하고자 실로암시작장애인 복지관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을 창단했다.

관현맹인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일한 시각장애인 국악예술단으로 수준높은 공연을 통해 매년 100회 가량의 국내·외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종대왕의 관현맹인 제도를 이어가며 대한민국의 고유문화와 예술성을 계슬, 발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현맹인은 국악공연과 장애인식개선교육을 결합한 인식개선공연으로 국악과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학교나 기관 등 대상에 따른 관객 맞춤형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지리적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복지시설, 병원, 도서산간 지역, 다문화지역 아동센터 등을 찾아 공연하고 있다.

시작장애 아동,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장애 특성과 음악적 수준을 고려한 전통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연주 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정서적 순환 및 사회성 발달을 도움으로써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관현맹인(단장 최동익)은 지난해 10월 12일부터 19일까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약 2,100명을 대상으로 열린 ‘아프리카의 6.25 참전국 에티오피아에 울려 퍼지는 한민족 600년 역사 세종의 노래’ 해외 공연을 성료하기도 했다. 관현맹인은 평소 해외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우수성과 시각장애인 연주자의 높은 예술성을 세계에 선보이고 있으며, 2014년과 2019년 뉴욕 카네기홀 ‘600년 year’s, the King’s Orchestra’ 공연에 이어 2022년 베트남 수교 30주년 기념 베트남 순회공연과 ‘FIFA 카타르 월드컵 2022’ 초청공연 등 수준 높은 국악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관현맹인 최동익단장

미시간 대학에서 수학한 바 있고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최동익 단장은 주간미시간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시간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반갑다”고 말하고 “역사성 깊은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선사하는 수준높은 공연에 미시간 한인 동포 및 미국인들을 초대한다”고 전했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김효영 예술감독과 더불어 김수희(거문고), 박지선(대금,소금, 단소), 이현아(정가), 김성일(건반), 김지연(판소리), 양하은(해금), 김소영(타악), 김은경(양금, 가야금), 박새은(피리, 생황, 태평소), 유다현(아쟁), 풍원현(타악), 정동연(대금)이 출연한다.

앤아버 미시간 대학, 이스트 랜싱 미시간 주립대 등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일정이 정해지는데로 광고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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