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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확산법’ 위반 한국 기업 제재 7개월만에 조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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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년 제재 예정 JS 리서치, 7개월여 만에 해제… 시리아 제재 완화 흐름과 연관 가능성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국 정부가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INKSNA)’ 위반 혐의로 제재했던 한국 기업에 대한 조치를 불과 7개월여 만에 조기 종료했다. 당초 제재 기간이 2년으로 예정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종료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관보 사전공고에 따르면 한국 기업 JS 리서치와 해당 기업의 승계기업, 하위 조직 및 자회사에 대한 비확산 제재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결정은 지난 8월 27일 이뤄졌으며, 관련 내용은 9월 8일 미 연방 관보에 정식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JS 리서치에 대한 제재는 올해 1월 22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 정부는 JS 리서치를 북한 국적자 최철민, 북한 제2자연과학원 외사국(SANS FAB), 그리고 중국·레바논·아랍에미리트 등에 기반을 둔 기업들과 함께 INKSNA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국무부의 공식 관보에 따르면 올해 1월 22일부터 해당 개인과 기업에 대해 비확산 조치가 발효됐다. INKSNA는 이란, 북한, 시리아와 대량살상무기(WMD) 및 미사일 개발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물품, 서비스 또는 기술을 거래한 외국 개인과 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은 2000년 처음 제정된 ‘이란 비확산법’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5년 시리아가 포함됐고, 2006년 북한까지 적용 대상에 추가되면서 현재의 ‘이란·북한·시리아 비확산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INKSNA가 적용되면 제재 대상 기업은 미국 정부와의 조달 및 계약이 제한되고, 미국 정부 지원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미국 군수품 판매와 방산 관련 거래가 제한되고,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대한 새로운 라이선스가 거부되거나 기존 라이선스가 정지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거래가 많은 기업에게 미국의 비확산 제재는 단순한 정치적 경고 수준을 넘어 실제 영업과 금융거래,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재 기간이다.

JS 리서치에 대한 제재는 애초 2년간 유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불과 7개월여 만에 이를 종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현재까지 JS 리서치에 대한 제재를 조기에 끝낸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재 종료 자체를 두고 해당 기업이 과거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국제정세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SBS 보도에 따르면 JS 리서치는 당시 시리아와 WMD 및 미사일 관련 기술·물품을 불법 거래한 혐의로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정부가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지난 8월 24일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한 상황과 이번 조기 종료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재무부도 8월 24일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관련한 제재 목록 변경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미국이 북한 관련 제재를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확대 해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다양한 제재 체계 아래에 있으며,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거래에 대해서는 INKSNA뿐 아니라 북한제재정책강화법, 국제긴급경제권한법 등 여러 법적 수단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특정 한국 기업과 특정 거래에 대한 행정적 결정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이번 사건은 해외 거래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미국의 비확산 및 수출통제 제도에서는 거래 상대 기업의 국적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물품을 사용하는 최종사용자(End User)가 누구인지,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거래 중간에 어떤 기업이나 개인이 개입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중국이나 중동의 정상적인 무역회사와 거래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물품이 최종적으로 북한, 이란 또는 제재 대상 기관에 전달된다면 미국의 제재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밀기계, 전자부품, 반도체 장비, 항공우주 기술, 화학제품처럼 군사용으로도 전환될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Dual-use)’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더욱 철저한 거래 상대방 검증이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전에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의 제재 대상 명단을 확인하고, 최종사용자 증명서와 수출 목적을 명확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중개업체를 이용한다고 해서 제재 책임에서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번 JS 리서치 사례는 미국의 제재가 한 번 부과됐다고 해서 반드시 최초 예정 기간 전체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국제정세가 변화하거나 미국 정부의 대외정책이 달라질 경우 기존 제재가 재검토되거나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메시지는 따로 있다. 세계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수출통제와 비확산 제재를 단순히 미국 기업들의 문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JS 리서치에 대한 제재는 예상보다 빨리 종료됐지만, 이번 사건 자체는 한국 기업들에게 국제 거래에서 최종사용자 확인과 제재 규정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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