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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의 집들이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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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중간 연령 53년… 공급 부족에 수리비 부담까지 겹쳐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시간의 주택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주택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이제는 기존 주택 자체가 빠르게 노후화되고 있다는 점도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시간 주택의 중간 연령은 약 53년으로, 미국 전체 주택의 중간 연령인 약 45년보다 8년 정도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시간에서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 가운데 약 250만 채, 전체의 약 60%는 1970년대 또는 그 이전에 건축된 주택이다.

이는 단순히 “오래된 집이 많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오래된 주택은 구매 이후 상당한 유지·보수 비용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1960~70년대 이전에 건축된 주택에서는 지붕, 난방과 냉방 시스템, 전기 배선, 배관, 창문, 단열재 등이 이미 여러 차례 교체가 필요했거나 앞으로 교체 시기가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납 성분 페인트, 석면, 오래된 전기 배선 방식, 지하실 누수나 기초 균열 등의 문제도 발견될 수 있다. 따라서 오래된 주택은 매매가격만 놓고 보면 신축주택보다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총비용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축주택보다 5만 달러 저렴한 기존 주택을 구입했더라도 몇 년 안에 지붕과 HVAC 시스템, 창문, 배관 등을 교체해야 한다면 수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 세대에게 이런 예상치 못한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미시간 주택이 이렇게 오래된 데에는 역사적인 이유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인 2005년만 해도 미시간에서는 약 5만4,000건의 단독주택 건축 허가가 발급됐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자동차 산업 침체가 겹치면서 2009년에는 신규 단독주택 건축 허가가 약 6,900건까지 급락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됐지만 신규 주택 건설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했다. 그 사이 기존 주택들은 계속 노후화됐다.

결국 현재 미시간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하나는 충분한 새 주택이 공급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주택의 상당수가 빠르게 오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시간주는 2022년 당시 주택 공급이 수요보다 약 19만 채 부족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후 신규 주택 건설과 각종 주택정책으로 공급 부족 규모가 약 9만7,000채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한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공급 부족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야 할 오래된 주택들마저 전체 시장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늘날 미시간의 주택 구매자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한다.

주택 가격뿐 아니라 주택의 연령과 향후 예상되는 수리비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

특히 1970년 이전에 건축된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홈 인스펙션 외에도 지붕의 남은 수명, HVAC 시스템 교체 시기, 전기 패널과 배선 상태, 하수관과 배관, 지하실 누수 여부, 기초 상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오래된 집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집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오래된 주택 가운데에는 좋은 지역에 위치하고 넓은 대지와 견고한 구조를 갖춘 집도 많다. 이전 소유주가 지붕과 창문, HVAC, 배관 등을 적절히 교체하고 꾸준히 관리해 왔다면 신축주택보다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택의 ‘나이’ 자체보다는 얼마나 제대로 관리되고 현대화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미시간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신규 주택 건설 확대와 기존 주택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건설 규제를 완화하고 개발을 촉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zoning 규제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2026년 미시간 주지사 선거에서도 주택 문제가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공화당 후보 John James는 건축 규제와 각종 비용을 줄여 민간 개발업자들이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 Jocelyn Benson은 신규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기존 노후주택의 수리와 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두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미시간이 더 많은 주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다.

미시간의 주택 문제는 이제 단순히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문제만이 아니다.

새 집은 부족하고 기존 집은 늙어가고 있다.

앞으로 미시간의 주택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을 더 많이 건설하는 동시에 수백만 채에 달하는 기존 노후주택을 어떻게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할 것인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주택 구매자 역시 집을 선택할 때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할 시점이다.

“이 집의 가격은 얼마인가?”뿐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이 집에 얼마를 더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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