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100채 이상 보유 기업 대상…주택난 해소 효과에는 의문도
미시간주가 대형 투자회사와 사모펀드의 단독주택 추가 매입을 제한하는 새로운 법을 시행한다.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7월 21일, 미시간주에서 이미 100채 이상의 단독주택을 보유한 대형 기관투자자가 추가로 주택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일반 주민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을 대형 자본이 대거 사들이는 것을 막고, 지역 주민과 근로자에게 더 많은 주택 구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미시간에서는 대형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 비중이 다른 주보다 높지 않아 실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0채 이상·순자산 3억7,500만 달러 이상이 대상
새 법은 투자펀드와 법인, 기타 영리기업 가운데 미시간주에서 단독주택 100채 이상을 보유하고, 순자산이 3억7,500만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해당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은 앞으로 미시간에서 단독주택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추가 매입할 수 없다.
법을 위반해 100채를 초과하는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 한 채당 최대 2만5,000달러의 민사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방정부도 비슷한 규제를 마련했다. 새 연방법은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350채 이상을 보유한 기관투자자의 추가 매입을 금지한다. 미시간주는 이보다 훨씬 낮은 100채 기준을 적용해 규제 범위를 넓혔다.
“지역 주민과 근로자에게 주택 돌려줘야”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칼 본낙 주 하원의원은 대형 외부 투자회사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일반 주택구매자와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회사가 주택을 대량으로 매입하면 교사와 간호사, 경찰·소방관, 건설 근로자들이 자신이 일하는 지역에서 집을 구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미시간 북부와 호숫가 지역에서는 주택이 장기 거주용이 아니라 휴가용 임대주택이나 투자자산으로 전환되면서 지역 근로자의 주거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본낙 의원은 미시간 전체 460만여 채의 주택 가운데 약 7만5,000채에서 10만 채가 대형 기관투자자 소유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위트머 주지사는 “모든 미시간 주민은 적절한 가격의 양질의 주택을 가질 자격이 있다”며 이번 법이 주택비용을 낮추고 근로자 가정이 이용할 수 있는 주택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의 기관투자자 매입 비중은 약 6.5%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주정부 관계자는 이번 법이 미시간의 주택난을 해결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고 본다.
2025년 1분기 미시간에서 기관투자자가 매입한 주택은 전체 주택거래의 약 6.5%였다. 앨라배마 등 일부 주에서는 이 비율이 10%를 넘었지만, 미시간에서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미시간주 주택개발청의 에이미 호비 국장도 대형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현재 미시간에서 가장 큰 주택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법안을 발의한 본낙 의원 역시 현재 대형 투자자의 매입이 매우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도 100채 이상을 소유한 대형 투자자가 보유한 단독주택 임대물량은 전체의 약 3~3.8%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크게 늘었지만 이후 매입 속도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트로이트 임대주택 대부분은 소규모 집주인 소유
디트로이트의 경우 임대주택 소유자의 대부분은 대기업이 아니라 소규모 집주인이다.
2026년 조사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집주인의 약 93%는 주택을 두 채 이하로 소유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의 5만4,300여 명 집주인 가운데 약 65%는 디트로이트 지역 주소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외부 투자회사가 디트로이트 임대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디트로이트시는 최근 400채 이상의 주택과 연계된 암호화폐 기반 부동산회사를 상대로 세입자 퇴거와 주택관리 문제를 둘러싼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일부 대형 투자자의 운영방식에 대응하고 있다.
여러 개의 LLC로 규제를 피할 가능성
법의 실효성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투자회사가 여러 개의 유한책임회사, 즉 LLC를 만들어 주택 소유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투자회사가 여러 개의 별도 LLC를 설립하고 각 회사가 100채 미만의 주택을 보유하도록 하면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
법안 발의자도 이러한 허점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중간 규모 임대사업자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브라운필드 재개발계획이나 미시간주 주택개발청의 승인을 받은 주택개발사업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예외적으로 추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
주택난의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
미시간이 실제로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보다 전반적인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시간주는 현재 수요를 충족하려면 약 9만7,000채의 주택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추가 매입을 제한하더라도 새로운 주택이 건설되지 않으면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크게 내려가기 어렵다. 이에 따라 위트머 주지사는 이번 투자자 규제법과 함께 주택건설을 촉진하는 세액공제와 건축법규 개정안에도 서명했다.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
새 법은 대형 투자회사가 미시간 주택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사전에 막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현재 미시간에서 대형 기관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낮고, 기존 주택을 매각하도록 요구하지 않으며, LLC를 통한 우회 가능성도 있어 단기간에 주택가격을 낮추거나 공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시간 주택난을 해결하려면 투자자 규제뿐 아니라 신규 주택 건설과 지역별 용도지역 규제 완화, 인허가 기간 단축, 저소득층 주택지원, 노후주택 재개발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