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동차

창사 9주년 기념 [특별기획] 자동차 업계의 산 증인 전춘택 박사가 보는 자동차 세상

GM, 포드, 크라이슬러, 델파이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한국에서는 쌍용자동차까지 모두 섭렵하고 지난 2009년 1월 1일부로 정년 퇴직한 전춘택 박사를 만나 격변하는 자동차 업계에 대한 소견을 들어봤다. 재미자동차협회 배재훈 회장의 주선으로 성사된 본 인터뷰는 전춘택 박사가 다 문화적인 기업 문화속에서 경험한 산 경험을 엿들어 보고 이런 산 경험이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한국 기업들과 미국 기업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 편집자주


[블룸필드=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전춘택 박사는 71년 도미하여 브라운 대학 기계과에서는 한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획득했다. 1976년 GM 연구소에 선임 연구원으로 취직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디뎠으며 78년에는 포드사로 이직 자동차 차체구조 디자인 및 분석을 담당했으며 88년부터 95년까지는 크라이슬러에서 주력 제품 개발을 맡았었다. 95년 쌍용자동차에 발탁되어 2년간 체어맨, 무쏘, 코란도 개발에 주력했으며 97년 미국으로 돌아와 델파이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으로 근무하다 은퇴했다.
 
미국 자동차 3사를 두루 섭렵했는데 기업문화에 차이가 있나?
GM에 취직할 당시(1976년) GM의 시장 점유률은 57%로 60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대한 조직이다 보니 인간미 보다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라는 느낌을받았다. 회사에 대한 끈끈한 애정보다는 조직에 의해 움직였던 인상이 남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직원들이 기회주의적이 될 수 있으며 회사의 운명과 함께 하려는 충성심을 잃게 된다. 
 
1978년 포드사에 입사, 토로스 개발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포드는 사람을 중시하는 풍토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포드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할러데이때가 되면 과별로 모여 파티를 열고 직원들의 사생활에도 관심을 가졌다. 일할 맛이 나는 회사였다는 기억이 있다. 포드에 남고 싶었지만 10년간 모시던 상사가 크라이슬러로 이직하면서 스카우트해 크라이슬러로 이직했다.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려워 유능한 인재 많이 뺏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LH, Neon, 미니밴, Jeep, Stratus, 등 히트 제품 개발에 동참하면서 매우 흥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88년에서 95년사이 9달러이던 주가 $50까지 폭등해 보너스도 많이 받았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시기였다.
 
1997년 미국으로 돌아와 GM내 델파이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일본에 있던 본부를 2005년 중국으로 옮기고 3년간 일하다가 2008년 12월 31일 정년 은퇴했다. 델파이에서 중착을 맡으면서 아시안으로서 자부심을 가졌다. 한국과 미국의 장점 비교 선택 가능했고 그 결과 2000년에서 2008년까지 세일즈 3배 증가 (7억 달러에서 21억 달러)했다.  
 
성공요인으로는 미국 회사들 아시아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잘알고 교육하려고 힘썼으며 매해 아시아 국가별로 수립한 전략이 잘 들어 맞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의 진출도 타이밍이 적절했다. 
 
너무 빨랐으면 실패했을 것이다. 당시 일본에만 관심이 있던 베튼버그 델파이 회장에게 중국 공략을 제청해 성립 시켰다. 회장은 반대했었으나 부사장단을 모아 놓고 설득 작업을 벌여 마침내 중국에 R&D 센터를 설립했다.
 
파업후 최근 공장이 재개된 쌍용 자동차의 미래는?
1995년 쌍용 자동차 김석준 회장의 권유로 이직, 체어맨, 무쏘, 코란도 개발에 집중했다. 멀세디스 벤츠와 조인트 벤처 만들어 기술 습득에 젼력한 쌍용은 엔지니어링 기술력이 뛰어나며 실제적 경험이 많다.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려는 과정속에서 자체적으로 축적된 기술력이 있다.
니치 마켓을 겨냥한 특수 디젤 차량을 개발했으나 디젤 가격이 올라 가면서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을 당한 것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원지였다. 소형차 개발을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겠고 노조와의 관계를 상생개념으로 정립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도산하여 모든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중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쌍용 노조 투쟁을 보면서 충격이 많았다. 일본도 춘투라는 이름으로 노조 파업을 하지만 매년 순조로운 타협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이런점은 반드시 한국 기업들도 배워 경쟁력을 높혀야 한다.
 
현대가 미국 시장에서 더욱 성공하려면?
정몽구 회장이 잘 한 것은 품질관리 담당 전무였던 김상권씨를 사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이로인해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이것이 현대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 보통 대기업이 되면 엔지니어링과 메뉴팩쳐링 부서간에 알력이 생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두 전문 분야가 서로 공조할 수 있는가가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또 소신을 가지고 직언 할 수 있는 리더쉽 양성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상명하복의 회사 분위기를 바꾸어 책임감있는 토론 문화를 조성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기업으로 재도약 할 수 있다고 본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근무하면서 배운 점은?
2020년이 되면 세계에 두개의 극이 존재할 것이다. 지적 웨이브를 주도할 미국과 제조 웨이브를 주도할 중국이 양대 극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장점은 대륙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타문화가 들어와도 중국화 또는 미국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대륙적인 수용성이 양 국가를 더욱 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은 매우 배타적이다. 섬 기질, 반도 기질로 명명할 수 있는데 이것이 사고의 영역을 좁히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위기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나온다. 일본은 남의 것을 모방하더라도 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한 재창조의 과정으로 활용한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다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한국의 장점은 순발력이다. 남보다 빨리 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잇점이다. 하지만 중간 단계를 무시한 순발력은 기술을 축적시키지 못한다. 순발력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어느 분야든 중간에 끼어 있어서는 안된다. 전략을 세울 때 최고가 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노조의 입김이 세지면서 경쟁력이 약화 될 것이다. 또 기술을 축적하여 후세에게 물려주는 문화가 약하다. 그렇다보니 그 기술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부품업체들을 포함해 한국의 자동차 업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남과 차별된 profound Knowledge가 필요하다. 남이 갖지 못한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또 한국이 버려야 할 것을 빨리 버려야 한다.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죽이는 텃세 문화를 없애야 한다. 한국이 살아나려면 남으로 부터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특히 중국은 전세계에서 성공하고 있는 화교들을 받아들여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려 하고 있다. 한국도 국제 사회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한국내에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안된다. 전세계에 나가있는 해외 동포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이 말로는 세계화를 부르짖지만 세계화가 안되어 있다. 또 세계화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미래는?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업계에서 일을 진행하는 방법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토요다의 경우 자동차를 만들기전 3년 동안의 계획수립과정을 거친다. 처음에는 매우 느린 것 같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최대한 줄이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일단 런칭을 하면 2년안에 경쟁력있는 완제품을 만들어 낸다. 또 일본은 절대 새로운 것을 무모하게 시도하지 않는다. 기존의 모델을 토대로 하여 계속적인 개선을 시도하면서 완벽한 제품을 탄생시킨다. 반면에 미국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신제품에 지나친 비용을 투자한다. 또 충분한 사전 조사 과정을 무시한다. 추진력은 있어 보이지만 시행착오가 많다. 시행착오가 생길때마다 엄청난 비용이 손실된다. 또 소비자의 마음을 읽으려는 겸손함을 길러야 한다. 또 무조건 값이 싼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품질을 높히는 노력을 배가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32년 6개월간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면서 습득한 산경험을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주고 싶다. 재미자동차산업인협회 세미나를 통해 회원들에게 나만의 경험을 전수해주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미시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나 한국내 기업들 또 대학 MBA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교실을 넘어서서 배울 수 있는 산 경험들을 들려주고 싶다. CEO를 대상으로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해 성공적인 경영 전략에 대해 토론해 보고 싶다. 중국 델파이 직원들을 위해 33개월 동안 월례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위해 미시간에 돌아온 후 CTC Global Concepts, LLC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연락처: CTC Global Concepts, LLC
Business Strategy Solutions
President : Choon T. Chon Ph. D.
(248)942-4918 / choon.chon@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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