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애도를 표현할때 자제해야 할 말과 행동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았다. 희생자들에게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막막하다. 무슨 말을 한다고 위로가 되겠는가? 희생자 가족들과 연관이 있는 한인들이 미시간에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관계가 있던 없던 우리 모두가 유가족이라는 기분이 든다.

유가족들과 함께 할 수도 또 현장에 쉽게 가볼 수도 없지만 미시간에서도 이번주 토요일 추모식이 열린다고 하니 참석해 마음을 모아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런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슬픔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나 자녀 또는 형제나 배우자를 잃었을 경우 우리는 유가족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몰라 당황스런 경우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위로랍시고 하는 말들이 당사자들에게는 오히려 커다란 상처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자제해야 할 말과 행동’을 정리하고 다음과 같은 말은 절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떻게 됐어?
– 그 심정 어떤지 알 것 같아요
– 이 일은 당신을 더 강하게 만들 거예요
– 그래도 넌 학생이니 공부에 더 매진해야지
– 죽은 사람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지
– 아마 지금 좋은 곳에 가 있을 거예요
– 그 아이의 삶이 거기까지였나 봅니다
– 죽을 때 고통은 없었을 테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 이 일을 극복하도록 노력하셔야 돼요
– 당신은 이 일을 극복할 만큼 강한 사람입니다
– 이런 일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 시간이 약이에요
– 지금부터 충분히 애도를 해야 빨리 회복됩니다
– 적어도 가장인 당신은 살았으니 다행이에요
– 그건 아마 신의 뜻이었을 겁니다
– 신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주십니다
– 너는 이제부터 집안의 가장이야
– 지금은 몰라도 언젠가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의미를 아시게 될거예요

이와 같은 말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채 교수는 “말로 위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교만”이라고 말한다. 때론 아무 말도 안하는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함께하면서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슬픔과 고통의 현장에 함께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위로나 충고랍시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바람직한 애도의 방법’ 도 제시했다.
– 망자나 사자라고 부르지 말고 고인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부르며 이야기하라
– 여러 가지 기억들을 말하게 하라. 고인과의 좋은 기억을 재구성하라
– 유가족을 수시로 챙겨라. 연락하라고 하지 말고 내가 먼저 연락한다. 일상적인 일들을 도와 준다.
– 함께 기도하라. 기도하라고 하지 말고 ‘내가 기도해 줄께’라고 말한다.
– ‘하나님 안 맏어서 그래’라는 표현은 절대 하지 않는다.

위로를 하려고 던진 말이 오히려 비수가 되어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아픈 마음을 헤아린다면 때론 침묵이 약이 된다는 것이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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