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선후배가 하나되는 케이파이 연말파티

– 그들이 누리는 품격과 우애를 한인사회도 가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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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케이파이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플리머쓰=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20년이 지나 70대 중반이 되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추한 모습일까? 얼굴엔 한 평생 아집을부리다 깊게 패인 주름살만 자글자글한건 아닐까? 후배들이 보기 싫어하는 늙은이가 되어있는건 아닐까? 나이적은 후배들이 배울 점 한 두가지는 있어야 할텐데…

이런게 걱정이라면, 또 나보다 나이많은 선배들을 보며 나의 미래를 예견하고 싶다면 케이파이 연말파티를 가보면 된다. 역대 회장을 지낸 나이 지긋하신 선배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멋있게 나이들어 가시는 선배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분들에게는 겸손 속에 품위가 엿보인다.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멋은 자신들을 뽐내려고 자랑하는 값싼 멋이 아니다. 그들은 아무런 타이틀도 없지만 특별해 보인다. 타이틀이 없기에 더 위엄이 있어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파티장에는 국무총리 상, 대통령 상을 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대통령이 하사하는 위촉장을 가진 사람도 없었다. 걸맞지 않은 타이틀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당당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대신 여기엔 좋은 타이틀이나 일자리가 있으면 자신보다는 후배들을 먼저 추천하는 아량있는 선배들이 있다. 자신들을 내세우기 보다는 후배들의 능력을 한껏 키워주는 선배들이다. 케이파이에서 일하다 선배들의 추천으로 현대 자동차, 삼성 그룹 등 한국의 주요 기업으로 영전한 회원들이 많은 것이 그 이유다.

후배들이 선배들을 존경하고 따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후배들을 부려먹기만 하고 크레딧은 자신들이 다 챙기는 욕심꾸러기 선배들이 있는 한인 사회 다른 단체들과는 엄연히 구별된다. 자신들의 치적을 자화자찬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약삭빠른 선배들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연말 휴가도 미뤄가며 후배들이 열심히 준비한 송년회에 힘을 실러주기 위해 참석하는 선배들, 가장 멋진 옷을 차려 입고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당당하게 입장하는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가며 따뜻한 눈빛과 미소까지 얹어서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는 선배들은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절대 추해보일 수 가 없다.

미시간 한인사회에도 이런 선배들이 있으면 좋겠다. 자신들보다는 남을 위해 겸손한 자세로 모범을 보여주는 그런 선배들이 있으면 좋겠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목소리를 높히고 남을 공격하고 멸시하는 형님이라 부를 수 없는 그냥 나이만 많으신 분들만 보이니 속이 상한다. 뱃속깊이에서 역겨운 신트림이 날 정도다. 품격있는 선배님들은 왜 여기에만 있는건가. 이런 선배들이 있는 협회가 부럽다. 이런 선배들이 있는 한인 사회가 그립다.

올해 케이파이 파티에는 새롭고 젊은 얼굴들도 많았다. 당연한 일이다. 품격있는 선배들이 있는 곳에는 인재들이 풍성해 질 수 밖에 없다.

물러나야 할 때를 모르신다면 주위를 돌아보면 된다. 내가 책임지고 있는 단체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면 그건 남이 아닌 나의 책임이다. 바로 나 때문에 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한인사회 거의 모든 단체들로부터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왜 그런지 정말 모르는걸까 아니면 모른척 하는 걸까?
즐겁고 품격있는 송년회 – 자존감까지 상승

2일 저녁 플리머쓰 St. John’s Inn에서 열린 재미 자동차산업인협회 송년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협회 회원들이 함께 웃으며 호응할 수 있는 다채로운 순서가 준비되었다.

올해도 이동호 씨의 사회로 진행된 단체 게임시간은 위트와 참신한 아이디어가 흘러넘쳤다. 올해는 미국인 마술사(제프 월자젝)가 초청되어 신기한 마술 공연을 선보였다. 경품도 푸짐하게 준비되어 당첨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모든것보다 중요했던 것은 이런 행사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회원으로 소속되고 싶은 협회가 되는 것은 회장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 모든 회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품격있는 협회, 그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자존감을 나눠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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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워자젝 마술사가 초청되어 신기한 마술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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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파이 송년회는 원로 회원들과 신세대 회원들이 허름없이 어울리는 소통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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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동호 회원의 재치있는 진행으로 전 회원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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