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미시간 한인 오픈대회 개최

– 미국 한인사회에서도 보기 드문
– 34년동안 화합하는 골프문화 만들어

[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미시간 한인 오픈 골프대회가 올해로 34주년을 맞이했다. 34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기록되지 않은 시간을 합친다면 40년이 넘는다고 한다. 미시간 한인사회에서 꾸준히 이어오는 전통를 만들어 내는 건 그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올해는 56명이 참석했다. 실력이 있는 골퍼들만 참석하는 대회이다보니 매년 참석 숫자가 줄고있다. 미시간 한인 사회에도 예전엔 많은 골프대회가 있었다. 디트로이트 한인골프협회, 미시간 한인골프협회와 앤아버 골프협회가 선의의 경쟁을 하며 풍성한 골프대회를 개최했었다. 하지만 골프인구가 줄면서 디트로이트 한인골프협회, 미시간 한인골프협회가 무궁화 골프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했다.

미시간 오픈에는 투철한 철학이 있었다. 경품으로 호객행위를 안하겠다는 것, 한인 사회에서 가장 우수한 플레이어가 된다는 명예를 경품보다 중시하자는 의도가 있었다. 룰도 철저하게 지켜서 골프 그 자체를 만끽하자는 원칙이 있었다. 그러다가 몇년전부터는 여론을 받아드려 경품을 도입했었다.

본 대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 가치는 많은 한인들에게 아직도 남아있다. 무궁화 클럽 회원들은 여러가지 모양의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윤광식, 이석, 권장혁, 신태백, 유부철, 최형오, 한인호, 이영일, 신경섭씨가 개인적인 도네이션을 했으며 미시간 대한 체육회, 미시간 상공회의소, 한국관 식당, 가조꾸 스시, 파밍톤 가부끼, 수라 등도 후원했다.

신태백 무궁화 골프회 운영위원장

무궁화 클럽의 운영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신태백씨는 “허리가 굉장히 안좋은데도 참가해 장타상과 근접상을 탔는데도 한개만 받겠다고 양보한 김원경씨, 출장 후 당일 아침에 공항에서 바로 달려와준 이석씨는 여자부 팀을 섭외하면서 개인적으로 참가비를 1인당 $20씩 지원해 주기도 했고, 급한 약속이 있어서 저녁을 함께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김승태, 장동조, 김태훈씨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말하고 “또 많은 도움을 준 민병선씨와 전직 회장단(정무성, 이석, 배수남, 정진, 윤광식)과 고문역을 자청해주신 유부철씨께, 그리고 무궁화 클럽 모든 회원들과 한울골프클럽, 수요여성골프회 회원님들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고마운 분들이었다”고 감사해 했다.

이번 대회에는 코웨이 정수기 업체에서도 참석해 홍보 및 제품설명을 하는 이색적인 순서도 있었다.
코웨이가 상품설명 홍보를 위해 참가했다.

다음은 골프대회 성적이다.

그로스 챔피언: 윤광식(73) 네트 챔피언: 신우삼(0), 여성부 그로스 챔피언: 윤은옥(86), 여성부 네트 챔피언: 최영순(+5)

A조 1위: 신태백(+2), 2위: 천희종(+3) 3위: 이윤재(+3), B조 1위: 박성민(0), 2위: 박장용(+1), 3위: 장기택(+2), 장타상: 이석, 한청우, 근접상: 김원경, 여성부 장타상: 김말숙, 근접상: 그레이스 석.

그로스 챔피언을 차지한 윤광식 씨

미시간 오픈의 미래는 ?

미시간 오픈 골프대회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후담이 있다. 참가인원이 부족하다보니 지속해 나갈 의미가 없다는 자체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들린다. 무리를 해서라도 전통을 이어나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것 같다.

골프를 즐기는 형태가 많이 변해가고 있다. 예전에는 협회에 소속이 되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그런 모임을 통해 한인들끼리 나누는 네트워크도 다양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별적인 골프모임은 많지만 전체가 모이는 대회는 한산하다.

한인사회가 퇴보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형태의 골프대회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커뮤니티의 예를 들어보자. 미시간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오픈골프대회는 매년 약 5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한다. 물론 메이저 스폰서들의 대부분은 미국 기업들이다. 골프대회는 골프실력보다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참가하는 비지니스맨들이 더 많다. 조성된 기금으로 후세들에게 장학금이 수여된다.

이건 한가지 예에 불과하다. 골프를 잘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프가 직업이 아닌 이상 그 의미는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다른 커뮤니티처럼 골프대회라는 형식을 빌어 커뮤니티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

간단히 말하면 골프대회를 펀드레이징을 위한 이벤트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 기업을 상대로 일년 전부터 스폰서를 유치하는 등 마케팅을 하고 보다 많은 한인과 미국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수익금은 세종학교를 돕는다던가, 미시간 한인 커뮤니티에서 의미있는 일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기적인 목적보다는 이타적인 목적이 있을 때 동참을 끌어내기가 쉽다.

미시간 한인들의 골프에 대한 열정을 한인 사회의 단합된 역량을 보여주는 이벤트로 기획해 보는 것이 어떨까싶다.

9월 8일 열리는 케이파이 장학기금 모금 골프대회도 좋은 예이다. 미시간 한인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기 위한 이 행사에는 매년 40여개의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후원을 해서 성대하게 열린다.

34년의 전통을 이어온 미시간 한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더욱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mkweekly@gmail.com

Print Friendly, PDF & Email

Leave a Reply

Discover more from Michigan Korean Weekly

Subscribe now to keep reading and get access to the full archive.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