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머리가 좋아지는 팁(16)

– 부제: 수학자의 묘비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을까?

보통 일반인의 묘비에는 생몰 연도(Date of Birth and Date of Death)와 직계 가족(Immediate Family)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반해 일부 수학자의 묘비에는 자신의 수학적 업적이 새겨져 있다. 예를 들면

지나가는 나그네여, 이 비석 밑에는 디오판토스가 잠들어 있는데, 그의 생애를 수로 말하겠소. 그는 일생의 1/6을 소년으로 살았고, 일생의 1/12은 청년으로, 다시 일생의 1/7을 혼자 살다가 결혼하여 5년 후에 아들을 낳았고, 그의 아들은 아버지 생애의 1/2만큼 살다 죽었으며, 아들이 죽고 난 4년 후에 비로서 디오판토스는 일생을 마쳤노라.

이것은 그리스의 수학자 디오판토스의 묘비에 새겨진 글이다. 그는 유클리드이래유행했던 기하학(Geometry)의 전통에서 벗어나 대수학(Algebra) 연구에 도전했다. 특히 방정식에 몰두했던 그는 묘비에까지 일차방정식 문제를 출제했던 것이다.

디오판토스의 나이(일생)를 x라 하고 이 묘비에 새겨진 정보를 기초로 하여 방정식을 만들면

x/6 + x/12 + x/7 + 5 + x/2 + 4 = x

이 된다. 이 방정식을 풀어 x를 구하면 84, 즉 디오판토스는 84세까지 살았으며, 그의 생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84/6 = 14년의 소년 시절, 84/12 = 7년의 청년 시절을 지나 21세에 결혼을 하였고, 84/7 = 12년 동안 자식이 없다가 5년 후, 즉 38세에 아버지가 되었으며, 그의 아들은 84/2 = 42세에 생을 마감하니 그 때 그의 나이가 80세였고, 4년 후에 84세로 일생을 마쳤음을 알 수 있다. 이 묘비의 글이 일반 사람들의 비문 내용과 같이 자연수로 적혀 있었다면 지금까지 묘비 내용이 전해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분수로 적혀있었기 때문에 오래도록 전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디오판토스처럼 묘비에 자신의 자신의 업적을 묘비에 새겨놓은 수학자들 중에 ‘원기둥에 내접하는 구의 부피가 원기둥 부피의 2/3가 된다’는 사실을 증명한 아르키메데스와 정삼각형, 정사각형뿐 아니라 ‘정17각형도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도 작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 그리고 그 들과 더불어 세계 3대 수학자로 꼽히는 뉴턴은 그의 묘비에 ‘이항정리’가 씌어져 있다고 한다. 나중에 이런 수학자들의 묘비를 찾거든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왜 그들은 죽어서 까지 그들의 업적을 책이 아닌 돌 판에 새기려 했을까? 이는 성경(Bible)의 구약(Old Testament)을 보면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는데 그것이 돌 판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그 의미가 아마도 그가 발견한 또는 증명한 논리가 영원하리라고 믿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독자님들도 아시겠지만 예전 우리 조상님들도 바위에 좋은 글을 남기시는 풍류를 보이셨는데 이는 동.서양 모두 한마음이 아니었나 한다.

우리가 우리의 잠재적인 지력(Intellectual power)을 일깨우려면 옛 성현(Sage)들의 긴 말씀을 자주 접해야 하는데 그런 수고도 좋지만 그 들의 한 마디가 어느 땐 더 감동적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상상력, 큰 희망, 굳은 의지는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걸레 스님으로 불린 중광스님의 “괜히 왔다 간다”, 종교인 김수환 추기경님은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 그리고 저항 시인 천상병님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등 아주 함축적인 글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사람이 죽음 앞에서는 매우 순수하다고 하는데 이 분들의 한마디는 우리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주고 있으며, 이런 글들이야말로 우리의 감성을 일깨우는 보석과 같은 것이다.

김준섭 박사/SKY M.I.T.C. 248-224-3818/mitcsk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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