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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역행 모의, ‘軍 기무사 계엄령 검토’ - “촛불혁명 붕괴시키려는 충격적 준비 있었다”
  • 기사등록 2018-07-14 23: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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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겨울을 뜨겁게 불태운 ‘촛불 시위’는 ‘혁명’이 되어 부패했던 박근혜 정부를 몰아내고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그 부역세력들은 각종 범죄행위로 법의 심판을 받아 하나둘씩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동조세력은 사회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세의 위협에 대해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가 이 동조 세력이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바로 박근혜 정부를 지키기 위한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논란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016년 말 서울 시내를 가득 채웠던 촛불집회 인파. 군 기무사는 이를 무력화 시키려는 ‘계엄령’을 검토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상문 기자>

‘기무사 계엄령 검토’ 의혹 제기…수사지시 한 文대통령 
시위예상 지역마다 부대 배치 계획…전방위적 국가장악 
헌정 파괴를 넘어 국민에 총구 들이대는 국기문란 행위 
세월호 침몰사건과 관련 민간인 사찰 활동도 조사 대상 

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을 검토한 내용을 담은 ‘기무사 문건’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10일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수사할 것을 지시하면서 당분간 문건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계엄령 수사 시작 


문건은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이 지난해 3월 기무사가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기무사령부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이라는 문건을 지난 7월5일 폭로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기무사가 유사시 각종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를 검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건에서 기무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하면 대규모 시위대가 집결해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점거를 시도하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서에 난입해 방화와 무기 탈취를 시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무사는 문건에서 초기에는 국민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 먼저 위수령을 발령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계엄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과격시위 예상 지역인 광화문은 3개 여단, 여의도는 1개 여단이 담당한다는 구체적인 부대 운용 방안까지 담았다. 


이어 군인권센터가 7월6일 공개한 문건에는 병력 동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다. 기무사는 지난해 3월 촛불집회 당시 청와대에 30사단 1개 여단, 1공수여단을 투입하고 헌재에는 20사단 1개 중대, 서울정부청사에는 20개 사단 2개 중대를 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7월2일에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태스크포스(TF)가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등 민간인 사찰과 여론 조작 정황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논란에 청와대는 문제 제기가 이뤄진 시점부터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사안이 갖고 있는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을 감안해서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그러느라 시간이 좀 걸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 의견을 인도 현지에 계신 대통령에게 보고 드렸다. 보고를 받은 대통령도 순방을 다 마친 뒤에 돌아와서 지시를 하는 것은 너무 지체가 된다고 판단하신 듯하다. 그래서 현지에서 바로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내려지면서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최근 제기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위수령 계엄령 검토 의혹 등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장관은 “국군통수권자이신 대통령께서 기무사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하셨다. 국방부 검찰단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최단시간 내에 수사단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특별수사단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독립수사단은 군 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 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송 장관은 “수사단장이 독립적인 수사권을 갖도록 보장하겠다”며 “장관이 지휘권을 일절 행사하지 않고 수사팀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수사단으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수사단을 꾸릴 때 육군을 배제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문건 작성 등에 기무사의 육군 전·현직 장교들이 상당수 개입된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단은 해군과 공군 군검사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방부 검찰단에 해군 소속 군검사는 4명(영관 2명, 위관 2명)이 있다. 공군 소속은 대령 1명, 소령(진급예정) 1명, 대위 1명, 대위(진급예정) 2명 등 5명이다. 해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14명, 공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22명이 있다. 지금은 폐지된 군 법무관 임용시험을 거쳐 법무장교가 된 경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후 법무관으로 복무하는 경우 군검사로 활동한다. 

 

▲ 국방부는 뒤늦게 ‘계엄령’ 관련 보고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쿠데타 모의’ 심각성 


이처럼 국군 역사상 최초의 ‘특별수사단’까지 꾸리는 등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은 그만큼 이번 ‘군 계엄령 모의’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취임한 문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전임 정부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혁명’에 의한 정권교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두 달이 안 된 지난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을 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역사가 깊은 유럽에서는 유혈사태 없이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한국식 민주주의에 크게 환호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만찬장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국의 촛불혁명을 상세하게 물으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다른 유럽 정상들도 마찬가지여서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 기간 양자 정상회담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인기는 높았고, 우리나라의 국격도 그만큼 높아졌다.


같은 해 9월 유엔총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전세계 정상들을 향해 “촛불혁명은 170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시민행동이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평화롭고 문화적인 축제 집회로 진행됐다.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대한민국의 촛불시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아틀란틱 카운슬 주관 ‘2017 세계시민상’을 수상한 문 대통령은 “나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이다.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정농단을 민주주의 시민혁명으로 바로잡았다는 생각하는 ‘법률가’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은 헌정 파괴를 넘어 국민에 총구를 들이대는 국기문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군대가 잠재적 폭도로 규정하고 계엄령과 국회 동의조차 없는 위수령까지 발동해 제압하려했다는 것 자체가 군의 정치개입을 넘어 쿠데타 등 과거 ‘군부 독재’의 기억까지 소환했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기무사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 김관진 안보실장의 연루 여부가 향후 수사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누구의 지시로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만들었지, 구체적으로 병력과 탱크 등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문건까지 만든 경위, 그리고 누가 지시했고 누구의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 등이 수사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에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독립수사단 구성 지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촛불집회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한민구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해졌다. 기무사 계엄 문건을 폭로했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무사가 해당 문건을 한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윗선 겨눈 수사 


수사과정에서 계엄령 검토에 대한 지시와 보고 체계가 드러나면 사건의 파급력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수사가 한 전 장관의 윗선을 향할 경우,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대상이 된다. 또 지시와 보고 과정에 관여할 수 있었던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도 수사 선상에 오를 수도 있다.  


실제로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문건 작성 당시 재임 중이던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 전 장관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문건 작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기무사 1처장으로 실제 문건 작성 임무를 수행했던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은 지난 7월10일 “한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이후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걱정했던 것으로 안다”며 “한 장관이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조 전 사령관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소 참모장은 이 지시를 받은 뒤 2주간 문건을 작성했다고 했다. 문건 작성 기간과 탄핵소추안 인용 시점을 감안하면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한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 전 장관은 최근 일부 언론에 자신이 문건 작성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한 전 장관에게 계엄령·위수령 검토를 지시한 윗선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당시 김관진 실장이나 황교안 대행이 문건 검토를 지시했거나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도 이번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핵심 인물들은 소 참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군 독립수사단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병력 투입 계획을 실행하려 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하기 위해 민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철희 의원은 지난 7월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계엄을 발동한다면 위수령도 마찬가지이지만, 그것은 국방부 장관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윗선이 있었을 것이다. (윗선에) 보고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향후 수사의 칼날이 기무사를 넘어설 것을 예상한 듯 민간 검찰 수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 대변인은 “초기 독립수사단은 군 검찰로 꾸리지만 민간인이 관여된 것으로 확인되면 검찰 내지는 수사 자격이 있는 인사들까지 같이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사건을 공안 전담부서에 배당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소강원 참모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공안2부(진재선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지난 7월11일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조 전 사령관 등의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를 민간 검찰이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군인권센터는 “문건 공개 후에도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소 참모장에 대한 강제수사를 하지 않은 군 검찰이 수사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민간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기무사 독립수사단 구성 등 군 동향을 지켜보고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독립수사단은 비육군·비기무사 출신 군 검사들로 꾸려질 예정이지만, 수사대상 가운데 일부가 예비역이어서 민간 검찰과 공조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기무사가 보수매체에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내용의 기사와 칼럼을 쓰도록 사주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보수매체 코나스넷의 서울 성동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코나스넷은 재향군인회가 발행하는 인터넷 언론이다. 


검찰은 기무사의 불법 댓글공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이 4대강 옹호 기사에도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 군대는 외세로 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에 ‘계엄령’ 검토는 자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댄 ‘쿠데타’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출처=대한민국 육군>

 

단호한 위법 대처 


이처럼 군에 대한 철저한 수사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법률을 위배하거나 국민감정에 어긋나는 관행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했다.  


취임 8일만에 전격 단행한 ‘검찰 돈봉투 만찬’ 감찰 지시가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17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이영렬 검사장과 법무부 안태근 검찰국장이 각각 수사팀과 법무부 간부 등을 대동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격려금을 주고받았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곧바로 감찰을 지시했다.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 검사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1000여차례 통화해 국정농단 수사 방해세력으로 지목된 안 국장의 저녁자리는 수사 종결 후 격려자리라는 검찰 관행에 철퇴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 말 논의돼 탄핵 직전 군사작전을 하듯 국내에 반입된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4기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며 민정수석실과 안보실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와는 별도로 ‘충격적’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은 군을 크게 나무랐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당시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반입이 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고, 새 정부 들어서 한미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국방부가 이런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과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 등이 줄줄이 청와대 조사를 받았다. 

 

세월호 사찰 


한편, 기무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민간인 사찰 활동을 벌였다는 점 또한 핵심수사 대상이다. 이는 2014년 4월부터 6개월간 세월호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실종자 가족에 대한 동향과 성향까지 파악했다는 혐의다.  


특히 기무사는 2014년 9월 세월호 수색을 종결하기 위해 실종자 가족을 상대로 6가지 설득 논리와 3가지 설득 방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진보진영 집회에 대응하는 ‘맞불집회’를 열 수 있도록 관련 집회 정보를 보수단체에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민간인 사찰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기무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불법 활동이다. 



출처: 시간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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