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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 회장이 직면한 ‘물벼락 갑질’ 나비효과 - 막내 딸이 쏟아올린 '논란의 물컵' 모든 가족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 기사등록 2018-07-02 08: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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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볼 수 없던 재벌일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대상은 국내 최대의 항공사 대한항공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그룹이다. 이는 조양호 회장 막내딸의 ‘물벼락 갑질’이 조 회장의 검찰 소환까지 불러오는 등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두 딸(조현아·현민)과 아내 이명희 씨에 이어 조 회장까지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한진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6월28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남부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김상문 기자>

그룹 총수까지 검찰수사 받으며 최대위기 빠진 오너 일가 
검찰이 파악한 일가의 횡령·배임 규모 수백억으로 알려져 
10여개 정부 부처가 10여 차례이상의 압수수색하며 압박 
‘물벼락 갑질’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그룹 전체로까지 퍼져 

한진 일가의 수장, 조양호 회장마저 검찰조사를 받았다.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 원대 상속세 탈루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약 16시간에 걸친 고강도 검찰 조사를 받고 6월29일 새벽 귀가한 것이다.

 

검찰조사 받은 회장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6월28일 오전 9시30분쯤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조양호 회장이 출두한 서울남부지검 청사는 오너 일가의 ‘갑질’ 성토장을 연상케 했다. 조 회장은 퇴진 요구와 관련된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직원들이 퇴진을 요구하는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사실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이 뒤에는 ‘땅콩 회항’ 사건의 갑질 피해자로 잘 알려진 박창진 전 사무장(대한항공 직원연대 공동대표)도 조 회장의 출두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오전 9시쯤부터 포토라인 근처에서 ‘불법! 안하무인! 갑질’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박 전 사무장은 “조 회장은 범죄행위를 조사받기 위해 나왔다. 일반 국민이라면 분명 벌을 받을 행동인데 이렇게 시간이 지연되고 전에 조현민·이명희씨(의 처벌이) 유야무야됐다”며 “국민 입장에서 안타깝고 직원 입장에서 개탄스럽다. 이번 기회에 확실한 단죄가 있길 바란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포토라인에 선 조 회장을 향해 “살인자 조양호를 처벌하라”고 외치는 고함도 들렸다. 재벌 총수의 소환을 구경하러 온 평범한 시민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전직 대한항공 부기장 이채문씨였다.


이처럼 조 회장의 검찰 출두에는 직원들의 응원 대신 “물러나라”며 퇴진을 촉구하는 소리만 울렸다. 조 회장은 포토라인에서 간혹 눈을 질끈 감은 채 감정을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


이후 15시간30분 간의 조사를 마친후 새벽 1시쯤 나온 조 회장은 ‘어떤 점을 소명했나’,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란 답변을 되풀이했다.


회장직에서 사퇴할 의사가 있는지, 대한항공 직원과 국민에게 할 말이 있는지 등의 물음엔 답하지 않고 청사를 떠났다. 
조 회장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조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남부지검은 지난 4월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 회장 남매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기업·금융범죄전담 부인 형사6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해왔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프랑스 파리의 부동산 등 해외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남매가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대로 추정된다. 검찰은 앞서 25~26일 이틀에 걸쳐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제수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을 조사했다.


조 회장 측은 상속세 미납분을 낼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포탈의 가중처벌)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검찰은 또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 현아·원태·현민 3남매 등 총수 일가가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일으킨 ‘땅콩회항’ 사건 당시 변호사 비용을 대한항공이 처리한 정황도 포착됐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면 횡령과 배임 혐의에 해당될 수 있다. 


조 회장은 부동산 일감 몰아주기 수법으로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 일가의 횡령과 배임 규모는 수백억 원대로 알려졌다. 


결국 조양호 회장 일가는 아내, 딸 등 가족 뿐만 아니라 남매, 친인척까지도 사정기관의 수사선상에 올라 사법처리될 처지에 놓여 버렸다. 

 

▲ 이번 한진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인 비위수사는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의 ‘나비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사진출처=MBN 뉴스 캡처>

 

전방위적 압박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 이후 11개 정부 부처가 조양호 한진그룹 일가를 전방위에서 압박하는 모습이다. 


2달여 동안 이뤄진 압수수색만 10여 차례가 넘는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내부 고발로 여러 혐의가 포착된 영향이지만 11개 정부 부처가 한꺼번에 기업 한 곳을 개별 조사하는 일은 이례적인 경우라는 분석이다.


검찰과 별개로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 사정기관 외에 법무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교육부 등 정부 부처도 한진일가를 조사 중이고, 어느정도 수사 진척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수사·조사 대상은 조 회장과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 부인 이씨 등 총수 일가다. 조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이씨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와 인천본부세관, 조 전 전무는 서울남부지검 등에서 각각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관세청 등 관련 당국의 압수수색만 10회 이상 실시됐다. 압수수색 대상도 한진그룹 및 계열사 본사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천·김포공항 사무실, 협력업체 등으로 광범위했다.


사정당국을 포함한 10여개 정부 부처는 이들의 갑질 의혹을 포함해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조세포탈, 관세탈루, 밀수, 부정 편입학 의혹 등을 파헤치고 있다.  


교육부는 6월에 들어서자마자 지난 1998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법무부도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한진그룹 일가의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을 조사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총수 일가가 검역 대상 해외 농특산물을 밀반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 등 대한항공의 근로 실태 전반에 대한 감독을 벌이고 있다.  


정부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회적인 비난 여론까지 더해지면서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총수 일가의 경영 퇴진을 외치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기업가치 손실이 우려되자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경영진 면담을 추진하는 등 주주권 행사에 나서며 한진그룹을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범죄 관련 의혹이 잇따르고 있어 사실관계 확인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각 부처가 조사를 통해 위법한 정황을 확인하면 수사의뢰를 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컵 나비효과 


이처럼 조양호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조사를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그룹 전체로까지 퍼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둔 한진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실제로 조 회장이 출석함에 따라 한진 일가는 올해에만 총 8차례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앞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무려 5차례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두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각각 한 차례씩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한진 ‘갑질게이트’의 비판여론을 촉발시킨 장본인은 차녀 조현민 전 전무였다. 조 전 전무가 지난 3월16일 대한항공 광고담당사와 회의하던 중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때 답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컵을 던진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건이었다. 


조 전 전무는 지난달 1일 폭행, 업무방해 혐의로 15시간 가량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 송치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법리를 검토 중이다.


‘물벼락 갑질’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저기서 한진 오너일가의 불법행위와 부정한 관행에 대한 제보가 쏟아져나왔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한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꾸려져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세정·사정 당국도 전방위로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장녀 조 전 부사장이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지난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월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출석해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 다음은 조 회장의 부인 이 전 이사장의 순서였다. 그는 조 전 부사장과 함께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의혹을 받는 한편, 하청업체 직원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았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기도 했다. 


걸린 혐의가 많은 만큼 포토라인에도 무려 5차례나 섰다. 지난 5월28일과 30일에는 경찰에 출석해 폭행 등의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고, 이달 4일에는 영장실질검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11일에는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했다. 마지막으로는 지난 6월20일 불법고용 혐의에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또 한 번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입국 당국은 불법고용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 이 전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가닥을 잡고 사건을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조 회장이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됐다. 지난해 9월 자택공사에 회사돈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던 조 회장은 약 9개 월 여 만에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수백 억 원대의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횡령·배임 등의 혐의다. 검찰은 조 회장의 소환에 앞서 두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조사도 마친 상태다.


이 뿐만 아니라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 ‘진에어’는 존폐위기에 몰려있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 ‘진에어’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단순 과징금 처분을 넘어 ‘면허취소’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출처: 사건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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