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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 또 한국 망명... - "북 젊은이들 체제 부정에 부담 없어 해"
  • 기사등록 2017-12-22 00:2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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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오늘(21일) 북한군 초급 병사 1명이 최전방 중서부 전선을 통해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군은 북한 병사의 신병을 안전하게 확보했으며 망명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사는 이날 오전 9시 24분쯤 개인화기인 AK 소총을 휴대하고 망명했다.

이번 망명은 지난달 오모 씨가 총상을 입은 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한국에 망명한지 38일 만이다. 이번에 망명한 북한군 병사는 그러나 오 씨처럼 총상을 입지 않았다.

앞서 20일에는 북한 남성 2명이 동해에서 소형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망명했다.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은 올해에만 북한 군인 4명, 주민 11명이 모두 9회에 걸쳐 선박과 휴전선을 통해 한국에 망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군인 1명과 주민 4명 등 5명이 망명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3배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북한인들의 한국 망명이 잇따르자 북한 내부에서 불안정 요소가 과거보다 증가하는 징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 장성급회담 대표를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1일 ‘VOA’에 여러 복합적 요소에 따른 동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동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김정은의 무리한 핵·미사일 개발, 이런 것으로 인해 북한 내부에 동요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또 대북 확성기 방송, 여러 루트로 남한의 문화라든지 자유, 이런 것들이 북한 내부에 퍼지고 있다, 그런 것들이 표출되고 있는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겁니다.”라고 전했다. 

문 센터장은 이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경 통제와 내부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제가 느슨했다면 더 많은 탈북 행렬이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국가과학원 출신인 이윤걸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복합적 이유가 있지만, 체제를 부정하는 북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게 어린 병사들과 젊은 주민들의 탈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게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거겠죠. 동기는 당장 상관과의 여러 부조리한 관계로, 또는 불합리한 압박을 받음.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밑바탕 저변에 깔려있는 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심지어 친척이나 부모, 형제들을 포기할 정도로 결심하고 오는 거잖아요. 그런 것은 현 북한체제에 대한 불합리성을 깨달은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 두 번째는 본인들이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어렸을 때 현 체제가 그들에게 배급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준 게 아니라 부모나 친척에 의해 키워졌잖아요. 그러면 그 체제를 부정하는 데 부담이 없지요. 심리적으로”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소형 목선으로 20일 동해상을 통해 망명한 북한 남성 2명도 “아주 나이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었다.

많은 전문가는 북한에서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정부의 배급이 아니라 부모와 장마당에 의지해 자라난 세대이기 때문에 김 씨 가족에 대한 충성심이나 체제에 대한 환상이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 영화나 TV 드라마, 대북방송 등을 통해 세상 소식에 상대적으로 밝고 한국 노래에도 익숙한 북한 젊은이들에게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달갑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외교관 출신의 국방 전문가인 김모 씨는 이날 ‘VOA’에 북한 군인들이 한국으로 망명하는 대부분의 직접적 이유는 상관과의 갈등과 부정, 처벌에 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대 병영생활에서 발생한 다양한 갈등이 한국 망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0월 이른바 ‘노크 귀순’으로 널리 알려진 북한 병사는 허기를 참지 못하고 음식물을 훔치다 상관에 적발돼 싸운 뒤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망명한 또 다른 병사 역시 자신의 상관을 살해하고 경의선 남북관리 구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망명했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망명한 전 북한군 병사 정대한 씨는 그러나 21일 ‘VOA’에 상관과의 관계나 부정만으로 망명 이유를 딱 제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 의견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의견에 치우치고 너무 극단적으로 얘기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냥 반반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상관들과의 사이가 안 좋아진 것도 있고 또 남한사회도 동경하는 마음도 있어서 내려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군 군인이 한 해에 4명이나 망명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코리아DMZ협의회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 1명이 지난 2002년에 소총 2정을 소지한 채 도라산역 인근으로 망명했고, 5년 뒤인 2007년에는 북한군 15사단 초급병사 차남철이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채 대성동 마을 동쪽으로 망명했다.

또 이듬해인 2008년에는 북한군 장교가 판문점 인근으로, 또 부사관 1명이 강원도 철원군 철책을 통해, 2010년 강원도 동부전선을 통해 병사 1명이 망명했다.

2012년에는 병사 3명이 각각 서부와 동부 전선,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2015년 강원도 중동부 전선 통해 병사 1명, 지난해 역시 같은 지역에서 북한군 병사 1명이 한국으로 망명했다.

올해는 지난 6월 중부 전선에서 병사 2명이 차례로 망명했고 지난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오모 씨가 총상을 입은 채 망명했다.

한국에 망명한 북한 군인 중에는 박사 학위 소지자 2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망명 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정대한 씨는 이번에 망명한 북한군 병사가 오 씨처럼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새로운 꿈을 잘 펼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참 험난한 길을 왔구나. 참 힘들게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하지만 이번에 온 친구는 그래도 총격전도 없고 하다 보니까 참 잘 온 것 같고 다행인 것 같습니다.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출처: 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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